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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게시판
  등록일 : 2021-01-27 | 조회 : 913 | 추천 : 0 [전체 : 27 건] [현재 1 / 1 쪽]
이름
KIAFA
제목
[무슨열매] 리뷰



[무슨열매]는 제목의 일부로도 사용된 ‘열매’, 식물에 대한 재기 발랄한 상상력에서 출발하는 애니메이션이다. 각각 땅콩, 방울토마토, 수박을 소재로 다룬 세 편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 이 작품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먹거나 소비하게 되는 식물을 생기 넘치는 캐릭터로 재창조해 색다른 각도에서 다시 보게 한다.

우선 ‘궁극의 땅콩 도자기’에는 숲에서 땅콩 모양의 도자기를 빚는 장인과 고양이가 등장한다. 장인은 정성껏 빚어 밤사이 가마에 구운 도자기를 하나하나 꺼내 살펴보지만, 완성품의 모양이나 비율이 만족스럽지 않은지 도자기들을 다 깨버린다. 공들인 도자기들이 다 실패작이란 생각에 낙담한 장인이 울상을 짓는 사이, 그녀의 노력은 뜻밖의 결실을 거둔다. 땅콩 모양 도자기의 독창적인 쓰임새가 유쾌한 반전을 선사하며, 여기저기 기웃대거나 나름의 불만을 행동과 소리로 표현하는 고양이 캐릭터도 작품의 익살스러운 분위기에 한몫한다.

‘언제와 방울토마토’는 밭에서 방울토마토가 열리기를 기다리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다. 땅 위로는 아직 방울토마토의 이파리만 보일 정도지만, 열매를 기다리는 아이는 이내 마음이 조급해진다. 콩꼬투리 속 완두콩들에게 ‘방토’가 언제 오는지 아느냐고 묻고, 휴대폰으로 게임도 하던 아이는 결국 오래 기다리지 못하고 땅속에서 자라는 중인 방울토마토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오라는 재촉의 말을 쏟아낸다. 아이답다면 아이다운 조급함, 종이컵 전화기와 식물 줄기 이미지를 활용한 땅 위의 아이와 땅속 ‘방토’의 통화 장면 등 동심의 세계를 엿보게 하는 표현이 두드러지는 에피소드다.


‘수박밭에서 똑똑’은 밤중에 수박 서리에 나선 아이가 수박들의 역습에 혼쭐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수박밭에서 수박들을 똑똑 두드려 가며 잘 익은 수박을 골라 먹은 아이가 만족스러워하는 것도 잠시, 어디에선가 똑똑하는 소리들이 들려온다. 어둠 속에서 야광처럼 줄무늬를 번뜩이며 아이를 향해 포위망을 좁혀 오듯 움직이는 수박들의 이미지, 효과음과 음산한 음악, 결말 부분의 반전까지, ‘한밤의 수박밭’에서 떠올릴 법한 귀신 이야기 또는 공포 영화 풍의 익숙한 요소들을 적극 활용하되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스토리텔링이 웃음을 자아낸다.

[무슨열매]는 김서현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식물을 소재로 한 말장난 같은 이야기”로, 얼굴이나 표정이 없는 식물에 감정과 서사를 부여하는 귀여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눈동자를 따로 그리지 않은 캐릭터 디자인, 색감과 디테일이 풍부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자연의 풍경 등 독특하고 회화적인 그림체와 부드러운 파스텔 색조가 수려하게 어울린 이미지는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황혜림 (서울국제음식영화제 프로그래머)


[작품 정보]

- 작품명 : 무슨열매

- 감독 : 김서현

- 시놉시스 :
방울토마토, 땅콩, 수박을 소재로 한 옴니버스 이야기입니다. 성격 급한 아이에게, 도자기를 빚는 장인에게, 수박밭에 몰래 들어온 도둑에게 무슨 열매가 기다릴까요.

- 기획의도 :
식물을 소재로 한 말장난 같은 이야기입니다. 동물에게는 표정이 있어서 사람들이 마음대로 서사를 붙이기도 하고 쉽게 귀여워합니다. 얼굴 없는 식물을 볼 때는 어떻게 하면 특별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영상을 보고 나서 그 식물을 보면 이야기를 기억하고 웃거나 말을 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배경은 종이 무대를 꾸민 것처럼 보이도록 했고 현실과는 조금 다른 재밌을 만한 특성을 주려고 했습니다.

- 작품 링크 :


KIAFA님이 2021-01-27 오후 1:48:00 에 작성하신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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